지인들과 만나면 항상 하는 이야기들이 있다.
고등학교, 대학교 친구들을 만나면 게임과 연애, 서로의 직장얘기를 하고
직장 선후배를 만나면 회사이야기를 많이 한다.
가족들을 만나면 집에 별일없는지, 하고있는 일은 잘되는지 등등,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대화의 주제가 달라진다.
근데 요즘 지인들을 만나면 공통 주제가 있는데,
바로 부동산이다(부동산 중 아파트 한정이기는 하지만)
이건 비단 나뿐만이 아닐것이다.(요즘엔 특히 비트코인,
주식 등 재테크 이야기도 많이 나오지만 특히 부동산이라는 화두는 빠지지
않는 것 같다)
나를 포함해서 내가 만나는 고등학교, 대학교 친구들과 직장 선후배들은
거의 다 30대 미혼, 기혼 남녀이다. 아마도 대한민국에서 수도권 아파트를
가장 가지고 싶어하는 수요층일 것이다.
지인들을 만나서 부동산을 이야기할때면, 아파트를 '이미 산 사람들'과
'사지 못한 사람들'로 나뉘어 진다.
아파트를 이미 산 사람들은, 마치 죄인처럼 미안한 마음이 들면서
사지 못한 사람들을 위로하지만 이마저도 기만처럼 들려서
보통은 말을 아낀다. 그리고는 밥이나 차한잔을 산다.
사지 못한 사람들은,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면서 이번생은 틀렸다며
신세한탄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서 "그때 비트코인을 샀더라면",
"주식을 샀더라면"이라며 후회하고, 지금이라도 주식을 시작해야 하는지
물어보기도 한다.
여기서 부동산을 사지 못한사람들이 잘못됬다거나 포지셔닝에 실패했다는
이야기를 하고싶은 것이 아니다. 한가지 재밌는 것은 아파트를 이미 산 사람이든
사지 못한 사람이든 공감하는 것이 하나 있다.
'아파트 가격이 너무 비싸다'
그도 그럴 것이, 연봉으로 숨도 쉬지 않고 10년을
모아도 못산다는 한탄섞인 뉴스기사나 게시판 글들이 많이보인다.
단순계산해도 맞벌이부부가 각각 1년에 연봉 5000씩 벌고 5천만원을
저축한다고 할때(이정도도 후하게 처준 것이다.
연봉5천에, 1년에 5천만원 저축하는 맞벌이 부부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대략 17년은 모아야한다(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이 8억5천이라고 한다. 이렇게 보니 출산률이 낮을 수 밖에 없어보인다)
신혼부부들이 가장 강력한 아파트 수요층이라고 볼때,
내 지인들은 아파트 실수요 세대이다. 또한 결혼을 포기한
사람들도 제법 있다(속내는 모르겠지만..). 이들이 현재 대한민국의
아파트가 비싸다고 외치고 있다.
이것은 수요의 감소로 이어진다. 비싸다고 생각해 아파트 구입을 미루거나,
구입 자체를 포기해버린다. 물론 주변에 영끌해서 아파트를 구입하는
신혼부부도 있지만, 부모님의 지원이 없거나 주식이나 코인으로 돈을
벌지않는 이상 대출을 일으켜서 아파트를 구입하는 경우는 많이
보지는 못했다. (내 주변 지인들은 부자는 별로없고, 흔하게 볼 수 있는
보통의 부모님 밑에서 자란 대기업~중소기업을 다니는
평범한 경제력을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특히, 분양을 받는 것이 아니라
직접 서울의 아파트를 사는 경우는 거의 본적이 없다.
물론 아직 실수요는 건재하다고 말할 수도 있다. 최근 주식과 코인열풍은,
부동산값이 너무올라서 주식과 코인으로 돈을 벌어 부동산을
사겠다는 욕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고,
실제로도 주식과 코인을 하는 이유 1위가 '아파트 구입을 위해서' 라는
설문조사도 있다.
하지만 작금의 아파트 수요는 FOMO(fear of missing out) 증후군, 즉
아파트를 지금 구입하지 않으면 더욱 올라가 영영 사지 못할것 같은 두려움에
기반한 측면도 존재한다.
그런데 상상해보자. 만약 이제부터 아파트 가격이 서서히 내릴것 같다면 수요는 어떻게
반응할까? 미연준이 금리를 인상했다는 뉴스가 보도됬다고 가정해보자.
우리나라도 곧 따라갈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형성되고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것 같다는
뉴스가 조금씩 들려온다고 생각해보자. 부동산 가격이 유지될 수 있을까?
"그래서 아파트 가격이 조만간 내려간다는 것이냐?" 라고 묻는다면
대답은 "나도 모른다"이다. 어떤 요인에 의해 가격이 더 오를 수도 있다.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부동산 가격에 심리가 영향을 미친다면, 모든 조건이 동등하다고 할때
지금은 가격은 내려갈 시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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